2017년에 개봉한 영화 조작된 도시는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게임 세계관을 표현한 작품으로, 개봉 직후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특히 곽경택 감독의 이름이 연출로 올라가면서 기존 친구 시리즈로 대표되는 하드보일드 스타일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곽경택 감독의 시도에 대해 영화팬들과 평론가들은 모두 주목했습니다. 게임 속 세상과 현실 세계가 교차하는 신선한 구성, 억울하게 누명을 쓴 주인공이 진실을 파헤치는 구조, 그리고 그 속에 숨어있는 사회풍자와 유머코드는 다시 봐도 매력적이 요소로 남아있습니다. 이글에서는 곽경택감독의 색다른 도전, 에피소드 별 흥미포인트, 그리고 유머코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감독 곽경택의 색다른 도전
곽경택 감독하면 보통 관객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친구나 사랑처럼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감정 중심입니다. 하지만 조작된 도시는 곽경택 감독의 기존 이미지와 정반대의 장르인 SF액션 그리고 블랙코미디까지 포함된 매우 실험적인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10대~30대를 중심으로 한 관객층을 타깃으로 제작된 만큼 빠른 전개와 화려한 CG처럼 독특한 설정이 어우러져 전 작품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곽경택 감독은 실제 게임을 즐기는 세대의 정서를 파악하고 이를 영화에 반영하려고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게임 속 세계관을 현실에 반영하면서도 허황되지 않게 그려낸 점이 곽경택 감독의 연출력에서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불합리한 구조를 소재로 삼고, 이를 억울한 주인공의 시점에서 풀어나가는 방식은 곽경택 감독 특유의 현실성도 함께 살아있습니다. 조작된 도시에서 흥미로운 점은 곽경택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연출적으로도 큰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던 느린 화면, 감성적인 대사, 묵직한 배경음 대신, 조작된 도시에서는 속도감 있는 편집, 만화적인 과장, 경쾌한 사운드트랙이 중심을 이루며 전반적으로 매우 젊은 감성을 표현하며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곽경택 감독 자신이 새로운 표현법을 적극 수용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에피소드 별 흥미 포인트
조작된 도시는 에피소드 구성에서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 권유가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처음엔 사회 고발 영화처럼 전개됩니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조력자들과 만나며 하나의 팀을 꾸리고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마치 온라인 게임의 퀘스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조작된 도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각 인물과 에피소드에 명확한 역할이 부여된다는 점입니다. 감옥 내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한 팀으로 모이는 과정은 마치 전략 게임에서 파티를 짜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게임에 익숙한 세대라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각 캐릭터의 능력이나 특성이 극 전개에 기여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조화된 점도 인상 깊게 볼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중후반부로 갈수록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와 결탁된 권력의 실체를 드러내며 더 무게를 갖게 됩니다. 조작된 CCTV, 왜곡된 증언, 미디어 플레이, 그리고 법조계의 부패한 연결고리 등은 실제 현실을 연상케 할 만큼 리얼하게 묘사되었습니다. 이처럼 각 에피소드는 현실을 은유하는 하나의 사회 비판 구조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인 가상 법정 해킹 시퀀스는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액션 장면을 한국적 방식으로 재해석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의 분할 화면 연출, 타이밍을 활용한 편집, 다중적인 시점 구성은 국내 영화에서 흔치 않은 시도였고, 영화 조작된 도시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에피소드마다 짜임새 있는 연출과 스토리의 전개가 인상 깊어 게임형 영화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줍니다.
유머 코드와 블랙코미디요소
영화 조작된 도시의 또 다른 매력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전적으로 감독의 블랙코미디적 감각과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분입니다. 주인공 권유의 진지함을 중심으로, 주변 조력자들이 만들어내는 허술하고 엉뚱한 상황들이 영화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완하 시킵니다. 특히 캐릭터 해커 욱 사장은 조작된 도시의 유머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짧은 대사 한 줄, 혹은 표정 하나만으로도 관객에게 웃을 주는 그는 영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분위기를 전환 장치입니다. 무술 고수 민천상도 마찬가지인데 그가 적진에 침투하면 장면은 한국형 닌자 액션처럼 연출되며 진지함과 과장된 코믹함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곽경택 감독은 이러한 유머 요소를 통해 현실 속 부조리를 비틀어 풍자합니다. 권력자들이 범죄를 은폐하는 과정을 다룰 때 너무나 뻔하고 노골적인 설정을 일부러 과장되게 묘사함으로써 웃음을 유도합니다. 이는 마치 현실은 이보다 더 코미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감정 과잉 없이 건조하게 내던지는 블랙코미디 특유의 정서도 돋보입니다. 예를 들어, 법원에서 벌어지는 액션이라는 다소 말도 안 되는 설정을 정색한 얼굴로 연기하는 배우들의 태도는 영화의 유머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줍니다. 이처럼 조작된 도시는 웃기기 위한 장면이 아니라 진지한 사회비판을 유머로 승화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론
조작된 도시는 곽경택 감독의 연출적 변신과 실험, 탁탁하게 구성된 에피소드 구조, 그 안에 녹아든 사회풍자 유머코드까지 다시 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와 재미를 모두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조작된 도시는 한국 영화의 장르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기여했으며 지금도 색다른 시도라는 관점에서 충분히 재조명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혹은 한번 봤지만 디테일을 놓쳤다면 다시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